‘hPa’은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물리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언을 남긴 바로 그 파스칼이다. 압력의 전달 법칙인 ‘파스칼의 원리’를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1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그의 업적을 기려 압력의 단위로 ‘파스칼(Pa)’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통적으로 써온 ‘밀리바’가 공식 무대에서 사라진 배경이다. 미터법상 인명에서 유래한 단위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는 게 원칙이라 기호는 Pa로 정해졌다.
파스칼은 크기가 너무 작아 일상에서 이용하기에 불편했다. 이에 따라 세계기상기구는 1983년 그 100배에 해당하는 ‘헥토파스칼(hPa)’을 쓰기로 결정했다. ‘헥토’는 ‘100배’를 뜻하는 접두어다.
하지만 우리 기상청에서는 그후로` 기상통보를 할 때 오랜 관습을 이유로 ‘밀리바’를 계속 썼다. 그러다가 세계적으로 헥토파스칼 사용이 늘자 1993년 1월 1일을 기해 기상통보 때 hPa을 쓰기로 했다. 태풍의 기압을 뜻하는 말로 밀리바를 떠올리는 이들은 그런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μ)’는 국제단위계에서 미터법상 ‘100만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다. 가령 μm(마이크로미터) 외에도 μg(마이크로그램), μA(마이크로암페어), μs(마이크로초) 등과 같이 여러 단위의 이름 앞에 붙여서 사용한다. 흔히 쓰이는 접두어이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다. 따라서 100만분의 1m 길이를 나타낼 때 미크론은 옛 이름이고, 마이크로미터라고 불러야 한다. 하지만 ‘미크론’ 용어에 대한 인식은 의외로 뿌리 깊어 요즘도 이 말을 쓰는 이들이 꽤 있다.
기호 μ는 그리스 문자에서 열두째 자모 ‘뮤’이기도 하다. 로마자 알파벳 u와 형태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것이니 구별해 써야 한다. 요즘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의 변이종 ‘오미크론’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식적으로 명명하기 전에 후보 이름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마이크로(μ)는 미터법상 다른 접두어가 모두 로마자를 기호로 삼은 데 비해 유일하게 그리스 문자라는 점도 특이하다. 로마자 ‘m’이 1000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 ‘밀리’로 이미 쓰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문자 μ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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